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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 수행의 대중화 (4)

3)간화선수행의핵심:활구의심


현재 안국선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간화선 수행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각자에게 손가락을 튕겨보라고 한 뒤에 문제를 제시한다.


“이렇게 손가락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손가락이 하는 것도, 내가 하는 것도, 마음이 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이렇게 움직이게 하는 것인가?”


이와 같은 문제를 듣고 보았다면 문제에 따른 답만 찾으라고 주문한다. 그리고 문제를 따라 답을 알려고 하는 생각이 일어났다면, 뭔가 석연치 않은 기운이 마음속에 걸리게 된 다. 무엇인지 모를 답답한 기운이 수행자의 안에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그런 기운이 왜 생겼겠는가? 마치 목마른 자가 물 찾다가, 물을 만나지 못하면 목만 더 마르게 되는 경우와 마찬가지 현상이다. 답답하니 알려고 해야 하고, 알려고 하면 할수록 궁금해질 수밖에 없으니까, 이와 같이 되었을 때 계속해서 답을 찾고 찾으면서 끝까지 이 답답함을 놓치지 않고 온몸으로 의심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들려진 활구 의심을 참구하라고 선지식은 수행자를 다그치게 되는 것이다.


공부 중에는 혼침이 가장 무섭기 때문에 앉아 있을 때는 눈을 뜨고 화두를 들고 졸리면 누워서 자라고 말한다. 그런데 자려고만 하면 깨우는 기운이 있어 잠을 자지 못하게 한다 면 더 이상 자려하지 말고 일어나 앉아서 최선을 다해 화두를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앉아 있을 때 5분 정도 눈을 감았다가 뜰 수는 있어도 그 이상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공부가 되는 것 같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눈을 뜨고 공부를 지어나가야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산란심, 즉 번뇌 망상이 일어나더라도 무시하고 내버려 두라고 말해준다. 번뇌 망상을 없애고 공부하려 하지 말고, 같이 동행하되 화두에만 집중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문제와 더불어 의심되어진 그 갑갑함이 바로 활구의심인 것이다. 이렇게 잡들어진 화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주지시킨다.지금 화두가 들려있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 확신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해준다. “알약을 먹으면 그대로 있나? 몸에 들어가면 녹아버린다. 약이 몸 밖으로 나간 게 아니라, 몸 안에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화두 의심도 같은 이치다. 선지식이 문제를 던졌을 때 답을 모르니까, 그 문제가 온몸에 퍼져 의심화 된 것이다. 그러니 그 의심화 된 것을 계속 집중하고 추궁하라. 내면으로 돌이켜 자꾸 살펴서 한 덩어리가 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참구할 때, 어떤 역순경계가 나타나더라도 일어나는 대로 내버려두고 그럴수록 화 두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안국선원에서는 화두 참구하는 수행자를 향해 “머리에 불붙은 것처럼 공부하라.” 혹은 “가시 달린 쇠채찍을 맞는 아픔을 느낄 정도로 뼈저리게 공부하라.”는 입장을 그대로 공 부 중에 수용할 수 있도록 수시로 독려한다. 그리고 또 수행자를 격발시키기를 “생사를 걸 고 은산철벽을 깨트리려는 수행자가 무슨 거문고 줄을 고르듯이 앉아 있을 여유가 있겠는 가? 처음부터 선지식을 의지해서 공부하는 수행자라면 거문고 줄이 끊어져도 좋다는 식 으로 참구해야 한다.”고 말해준다.


참고로 많은 수행자들이 따르고 있는‘거문고 줄 고르듯이 하라’는 것을 비유해서 말하자면 팽이를 칠 때 처음에는 움직이지 않는 것을 때려서 최선을 다해서 정중동(靜中動)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일단 정중동이 된 뒤에는 치지 않고 지켜보는 것처럼, 거문고 줄 고르듯 이 하라는 말이다.(※ 화두를 들고 처음부터 거문고 줄 고르듯이 공부한다면 언제 크게 깨달을 수 있겠는 가. 咄)


이렇듯 간화 의지를 바르게 살펴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자세하게 일러준다. 수행자는 시종일관 답을 찾는데 혼신의 힘을 경주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공안의 문제는 이미 제시되었는데,왜 답을 찾는 일을 하 지 않느냐?”이다. 예를 들면 “어째서 무라 했을까?” 혹은 “송장 끌고 다니는 놈이 뭣꼬?” 를 생각 생각에 끊어지지 않게 하려고 공안, 즉 문제만을 자꾸 떠올리면서 되새김질하듯 이 의심하는 사구(死句)를 가지고는 참구가 지속적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간화선 수행의 대중화

Making Ganhwa Seon Accessible to the General Public

수불 스님 (안국선원 선원장) | Master Sub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