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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 실참 수행 방법

간화선 수행의 대중화 (6)

4. 대승불교의 꽃, 돈오


의단이 독로되어 안팎이 한 덩어리가 되면, 곧 시절인연 따라 마른하늘에 벼락 치듯, 매미 허물 벗듯 무거운 짐을 내려놓듯, 통쾌하고 시원하며 가벼운 것이 마치 나무통을 맨 테가 ‘팍’하고 터지는 것처럼 문득 의단을 타파하게 될 것이다.


몽산화상은 이렇게 말했다.의심들이 조여들면서 터질 즈음에 홀연히 댓돌 맞듯 맷돌 맞듯 계합하여 갑자기 ‘와!’하는 소리에 정안(正眼)이 열리고 밝아지면서 집에 이른 소식을 말할 수 있을 것이며, 기연(機 緣)에 맞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며, 화살촉을 맞추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차 별기연을 알아서 이전에 의심 때문에 막힌 것이 전부 다 얼음 녹듯이 흔적 없이 사라지면 서 법법마다 원통하여 당(堂)에 오르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절대로 작은 깨달음에 그치지 말라.(《몽산법어》, 안국선원, pp. 29~30)대사를 마치고 난 뒤에는, 이 일단의 일을 알 수가 없어 그렇게 갑갑하던 마음이 순식간 에 텅 비게 된다. 온 몸과 마음이 새의 깃털보다 가볍고, 앞뒤가 탁 트인 것이 끝 간 데가 없이 시원하고, 평생 짊어지고 다니던 짐을 일거에 내려놓아 홀가분해진다.이와 같은 시절인연은 직접 체험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연후에 속히 눈 밝은 선지식을 찾아가 점검받고, 뒷일을 부촉 받아야만 한다는 점을 명심해서 실천해야 할 것이다.


5. 현재의 간화선풍에 대하여


간화선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보다 정확한 선학적인 근거가 필요하며 동시에 이 바탕 위에서 화두 의심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타파해야 한다. 간화선은 앉아있음만으로 선을 삼는 묵조선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제기되었음에도, 간화의 정신에 입각한 동정일여(動靜 一如)의 수행방법 보다는 단지 오래 앉아있는 것만으로 수행을 삼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는 묵조사선의 무리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한국의 간화선이 만약 선정주의에 치우친다면 올바른 지견(知見)을 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혜쌍수의 수행전통에도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오랫동안 수행하신 큰스님께서 결제·해제 법문 때, 법문은 조사선의 입장으로 하면서 수행은 간화선으로 하라고 요구한다면 그 수행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늘날 법문을 듣는 수행자들에게 간화선에 대한 활발발하고 직접적인 방법을 제시해서 활구를 의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또한 간화선 대중화를 위한 화두참구를 지도할 지도자 양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눈 밝은 선지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고 종단차원에서 간화선 수행만 전문으로 할 수 있는 특별한 수행공간을 마련하고 간화선 지도자 양성과 대중화를 위한 체계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전문 연구원을 더 많이 키워내야 한다.


어떤 수행보다도 간화선 수행이 한국불교의 기복적이고 비불교적인 행위를 극복할 수 있는 미래불교의 새로운 대안이라는 점을 명심해서, 간화선과 화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토대로 참의심을 불러일으켜 올바르게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장치해야 할 것이다.제방선원에서 수선납자(修禪衲子)들이 안거하면서 수행을 하고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은 간화선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 1백여 개의 선원에서는 매년 여름,겨울의 안거에 2 천2백여 명의 납자들이 화두(話頭)를 참구하며 정진하고 있으며, 그 외 전국의 시민 선원에서 정진하고 있는 간화선 수행자의 수는 해마다 늘어나 수만명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간화선 수행 열기를 가지고 있는 우리 조계종단의 수행체제가 보다 완벽하게 구비될 때, 한국불교 세계화의 실현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것이며, 전 세계인에게 간화선 수행을 통한 정신적 이익을 나누어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간화선 수행의 대중화

Making Ganhwa Seon Accessible to the General Public

수불 스님 (안국선원 선원장) | Master Subul